
주로 피부에만 나타나 흉터를 남기는 피부성 루푸스(Discoid Lupus)과 인체의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전신성 루푸스(Systemic Lupus)이 그것입니다. 전신성 루푸스는 만성적으로 인체의 각 기관에 걸쳐 즉, 전신적으로 찾아오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여기서 만성이라함은 오랜 기간에 걸쳐(대부분 진단 시점으로부터 평생동안) 앓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환자가 소위 활성기(Flara Up)와 잠복기(Remission)로 구분되는 병의 발전 변화를 겪으며, 잠복기일 때는 어떠한 병의 징후도 느끼지 못하는 수도 있습니다.
염증성이라함은 통증과 열, 부종을 일으키는 체내의 반응이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전신성 루푸스는 만성적이며 까다로운 질병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충분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전신성 루푸스는 만성적이며 까다로운 질병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충분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적절한 투약과 요양 등으로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계 각 국의 뛰어난 의료진의 활발한 연구소로 우수한 의약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머지않아 장래에 치료법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낳고 있습니다.

전신 홍반성 루푸스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사와 생리학자들 간에 이것이 자가면역 질환이라는데 의견이 일치되어 있을 뿐입니다. 면역이란 인체의 질병에 대한 자연 방어를 말합니다.
따라서 자가면역이란, 곧 자기 조직 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입니다. 다시 말해서, 해로운 박테리아가 몸 안에 침입했을 때 혈액 속에 방어물질이 항체가 형성되는 것이 정상인데 전신성 루푸스 환자의 몸에서는 세균 등 외부의 침입이 없어도 항체가 형성돼 건강한 자기조직을 공격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항체를 자가항체(Autoantibodies)라고 합니다.
이 자가항체는 자기 몸의 조직과 기관을 건드려 차례로 염증과 손상을 가져오며, 기타 전신성 루푸스의 여러 증상을 일으킵니다.
무엇이 이와같은 일련의 자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유전적인 요소도 있다고 합니다.
가족중에 루푸스환자가 있을 경우, 발병 확률이 더 높다는데서 나온 학설이지만,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와 같은 직접적인 유전의 증거는 없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특정한 바이러스가 루푸스의 유연성을 자극해서 여러 증상들을 일으킨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도 합니다. 때로는 고혈압이나 특정한 심장질환, 발작증이나 심한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약품들이 루푸스의 증상을 일으킨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일시적인 것으로 투약을 중지하면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며, 과로나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확실히 밝혀지진 않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자외선입니다. 햇빛에 유난히 민감한 환자는 전체의 약 40%정도라고 합니다(미국의 경우). 하지만 태양에의 노출이 과다해 증세가 악화된 예는 많이 있습니다.
아무튼, 전신성 루푸스가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밝혀진 1948년 이후, 보다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학자들의 연구는 크게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전신 홍반성 루푸스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나온 조사 결과를 보면, 인구 백만명에 75명 꼴의 비율로 매 년 16,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백만명에 10명 내지 50명 꼴인 백혈병보다 높은 발병율로 전체 환자의 수는 약 5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체로 비슷한 비율이라고 가정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약 10만명이 넘는 환자가 있다는 짐작이 가능합니다.
전신 홍반성 루푸스처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도 없다고 할만큼 환자마다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 이병의 특징입니다. 또한 어떤 구체적이고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될 때까지 환자 자신은 별다른 이상을 느끼는 일없이 병이 서서히 진행됩니다.
위와같은 초기의 일반적 증상들 이외에 다음의 증상들이 나타나면 전신성 루푸스의 진단은 거의 확실해집니다. 코를 중심으로 양 뺨에 걸쳐 붉은 반점이나 발진(Butterfly Rash, 나비형 발진이라고도 함) 햇빛이나 자외선에 노출된 후 발진 추위에 노출되면 손 끝이 창백해지거나 푸른빛을 띌 때(레이너드 현상) 입안이 이유없이 헐 때(짓무르거나 물집이 아님) 2곳 이상의 관절염 증상(손목, 무릎, 발목 등이 붓거나 뻣뻣해지며 통증) 늑막이나 심낭에 염증(심한 가슴 통증 동반) 빈혈이나 기타 혈액 검사상의 이상(백혈구나 적혈구, 혈소판의 감소 등) 신경조직의 이상으로 인한 발작 심한 단백뇨 현상(루푸스성 신염) 이밖에도 손발이 심하게 저리거나, 드물긴 하지만 심한 감각 장애, 말초신경 이상으로 인한 운동장애, 복막염 등 다양한 증상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 한사람이 이 모든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병의 활성기에도 감기 정도로 착각할 만큼 가벼운 증세에 그치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전혀 환자같지 않아서 주위 사람들은 물론 본인조차도 환자임을 잊어버려 결국 심각한 상태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루푸스 질환의 수 많은 증상들은 다른 질환에서와 유사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때로는 모호해서 진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진단은 보통 환자의 과거 병력을 주의깊게 들어보고, 검사결과를 분석한 후 면역상태를 알아보는 특수검사를 종합해서 이루어집니다. 현재 루푸스 질환이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법은 한가지가 아닙니다.
의사들이 쉽게 루푸스를 진단할 수 있도록 '미국 류마티즘 협회'(ARA) 에서는 다른 질환과 루푸스를 구별하는데 도움을 주는 11가지 증상 또는 증후를 밝히고 있습니다. 루푸스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아래 11가지 중 4가지 이상이 해당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증상들이 모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전신 홍반성 루푸스의 확실한 완전한 치료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치료는 주로 단지 드러난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심각한 염증을 억제하고, 가능한 한 잠복기가 길어질 수 있도록 환자의 주위를 환기시키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적절한 약의 복용과 함께 되도록 많은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가 심한 일을 피하고, 외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등 가능한 한 햇빛에의 노출을 피하는 것 등입니다.
전신성 루푸스는 상당히 예측이 불가능한 질환으로 때로는 병의 징후가 전혀 아무런 이유 없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곤 합니다.
또한 환자마다 발병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도록 투약과 휴식, 운동 및 식이요법 등을 조화시키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세심한 관찰과 노력으로 자신에게 적당한 프로그램을 실천에 옮기게 되면, 증상이 현저히 완화됨은 물론,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오랫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 자신과 가족들의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일단 의사가 치료를 시작하면 신뢰를 갖고 끝까지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의 변화를 반드시 의사에게 상세히 얘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루푸스를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보는 일반적인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병의 예후는 예전보다 훨씬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조기진단이 가능해졌으며, 현재의 치료방법으로도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고, 처방대로 정확히 약을 복용하며, 예기치 못한 약의 부작용이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도움을 구한다면, 루푸스환자의 80-90%가 정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간혹 심한 재발로 종종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다지 자주 입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환자들이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면 입원이 필요 없는 루푸스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만성 질환들이 대개 그렇겠지만, 루푸스는 정말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성 질환 자체로 인한 스트레스, 약물 복용에 대한 부담감, 예측이 어려운 루푸스의 활동성 등으로 인하여 정서적으로 지칠 때가 많을 것입니다.
또한 루푸스 활동성 증가와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의 복용 때문에도 우울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때로 신체적인 고통보다 더 참기 어려운 심리적인 고통이 있을 때, 혼자서만 품고 지내지 말고 꼭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를 바랍니다.
의사는 심리적 위축이 단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약물이나 루푸스 활동성 때문인지 구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고 적절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글이 있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라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한가지씩은 핸디캡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꼭 신체적인 불편함이 아니더라도 마음에서나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남들이 알지 못하는 장애를 모두들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정말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만의 장애물을 오히려 에너지로 삼아 다른 이는 위로하지 못할 사람을 위로하고,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할 삶의 깊이를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루푸스가 삶의 에너지가 되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삶의 참된 기쁨을 알게 되는 환우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저희가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