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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과계중환자실MICU에서 근무하시는 성함을 알 수 없는 간호조무사(추정)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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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제목과 같이, 성함도 직책도 알지 못하지만 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선생님이 계셔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명찰을 볼 생각을 못 해서 성함도 직책도 모르는 상황이라 이렇게 상세하게 글을 쓰면 돌고 돌아
해당 선생님께 제 말이 전해질까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7/24(일) 새벽에 깊은
우울감으로 인해 좋지 않은 목적으로 약을 과량 복용하고 권역병원에서 위세척 후 대가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온 환자입니다.
24일 오전이 되어서야 내과계중환자실(MICU,데레사관 1001호)로 옮겨졌습니다.
제가 27일 오전에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므로 24~27일 사이 낮 근무를 하셨던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권역병원에서 위세척을 할 때 고개를 좌측으로 틀어주지 않는 바람에 위세척 마무리 단계에서 주입하는
활성탄 파우더가 섞인 식염수를 몽땅 토했고, 그 때문에 머리카락이며 얼굴이며 팔이며 상체가 온통 검은색
가루 범벅인 채로 대가대병원에 실려왔습니다.
응급실에서 보호자로 동행한 아버지께서 물티슈를 사 와서 얼굴을 닦아주셨지만 머리카락은 손을 대지 못하고 꼬질꼬질한
채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오래 누워있어야 하다 보니, 낮게 묶은 머리가 불편할까봐
머리를 다시 묶자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조언을 듣고 머리를 다시 묶었더니, 머리에 묻어 있던 가루 때문에
손이 온통 새까매졌습니다.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도 없어서 물티슈로 이걸 해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 선생님께서 ‘괜찮으면 손 닦아드려도 될까요?’ 하고
대야에 물을 받아서 손을 씻겨주셨습니다.
일반 병실도 아니고 가뜩이나 중환자실인데, 괜히 저 때문에 진짜 필요한
의료행위를 못 하시는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에 쭈뼛거렸는데, 살갑게 말을 걸어주셔서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었습니다.
평이하고 다정한 어조로 왜 그런건지, 가족과의 갈등이 있었다는 제
대답을 듣고서는 ‘다음에는 가족에게 맞받아쳐라’라면서 약간은
장난스러운 농담도 해 주시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병원에 온 거라 손에는 빨간색 젤네일이 발려 있었는데, 어디서 듣기로는 산소포화도 측정이 어렵다기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자 ‘괜찮아요~’ 하고 저를 달래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께서는 수많은 환자에게 으레 그렇듯이 다정하게 대해주신 것일지도 모르지만,
하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저에게는 선생님의 다정함이 정말 특별하고 감사하게 다가왔습니다.
간호사 선생님이신지 간호조무사 선생님이신지도 모르겠고, 연보랏빛 유니폼을
입고 검은색+파란색의 스프링머리끈(옛날 유선전화기 줄처럼
꼬여있는 머리끈)으로 머리를 낮게 묶으셨던 것과, 안경을
쓴 날도 있었고 안 쓴 날도 있었던 것과, 일반 병동으로 옮겨지는 27일
오전에 ‘이제는 아프지 말아요’ 하고 다정하게 작별인사를
해 주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손톱 틈에 낀 검은 가루까지 꼼꼼히 씻어주시던 조심스러운 손길이 생각나요.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생길 많은 어려운 일들을 헤쳐나갈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의 기억은 응당 괴롭고 아픈 것이 당연할텐데, 약을 먹고 속이
쓰리고 어지러운 가운데에서도 좋은 기억을 갖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해 주신 대가대병원 응급실 의료진 선생님들,
내과계중환자실 의료진 선생님들, 74병동 의료진 선생님들을 비롯해 대가대병원의 모든 크고
작은 다양한 구성원 분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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